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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은 아파트보다 싸다고? 청량리 65층짜리가 그 공식을 깬 이유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바로 옆에 65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습니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입니다. 2026년 5월 9일, 이 건물 59층 102㎡이 24억 6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이 단지 같은 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입니다. 이전 최고가는 2025년 7월 26층에서 기록한 21억 9000만 원이었으니 10개월 만에 2억 7000만 원이 올랐습니다.

주상복합이라는 개념부터 설명이 필요합니다. 주상복합은 주거(아파트)와 상업 시설이 한 건물에 함께 들어간 형태입니다. 1~5층은 상가나 오피스, 그 위로는 아파트가 올라가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순수하게 아파트만 있는 일반 단지와 구분됩니다.

전통적으로 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관리비가 비쌉니다. 고층 건물을 유지하는 비용, 상업 시설 관리 비용이 아파트에 함께 청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같은 건물에 상업 시설이 있다 보니 사람의 왕래가 잦고 소음이나 주거 전용성 면에서 아파트에 비해 불리한 면이 있습니다. 재건축도 주거 구분 소유자와 상업 구분 소유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SKY-L65는 이 공식을 깼습니다.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층수입니다. 65층이라는 높이는 서울 아파트 중에서도 극히 드뭅니다. 높은 층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서울 시가지 전경은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이번 59층 거래에서 24억 6000만 원이 나온 것은 뷰 프리미엄이 가격에 직접 반영된 결과입니다. 실제로 같은 102㎡이라도 4월 44층은 23억 5000만 원, 5월 59층은 24억 6000만 원으로 층이 올라갈수록 가격이 뚜렷하게 높아졌습니다.

두 번째는 입지입니다. 청량리역은 서울 동북부의 핵심 환승역입니다.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수인분당선, 경강선이 지나고 GTX-B·C 노선도 청량리역을 통과할 예정입니다. 서울 도심과 강남, 경기도 여러 방향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역에서 건물까지 걸어서 1~2분 거리인 초역세권 입지는 높은 임대 수요와 주거 수요를 동시에 끌어당깁니다.

세 번째는 신축입니다. 2023년 준공된 신축 건물이라 내부 마감재와 커뮤니티 시설이 최신 수준입니다. 오래된 주상복합이 갖는 단점들을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동대문구에서 24억짜리 아파트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이 단지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줍니다. 동대문구는 전통적으로 강남권에 비해 가격이 낮은 동북권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 단지가 강남 중견 단지와 비슷한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청량리역 일대 개발과 교통 인프라 확충이 이 지역의 위상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부린이가 이 사례에서 가져갈 포인트는 주상복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낮게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입지, 어떤 층, 어떤 연식이냐에 따라 주상복합도 일반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과 수요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입지나 연식이 좋지 않은 주상복합은 여전히 일반 아파트보다 불리합니다. 건물의 유형보다 입지와 희소성이 가격의 본질이라는 원리는 여기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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