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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분담금 1년 만에 2억 더 붙었다고? 대체 뭐가 문제일까?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합원이 새 아파트를 받을 때 추가로 내야 할 돈이 1년도 안 돼 2억~3억원 늘었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숫자만 보면 "강남 부자들 사정인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 싶지만 사실 이 기사 한 편에 서울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재건축의 거의 모든 개념이 들어있어요.

먼저 "분담금"이 뭔지부터 짚을게요. 재건축은 헌 아파트를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인데 공짜로 새 집이 생기는 게 아니에요. 내가 원래 갖고 있던 헌 집의 가치를 평가받고 거기에 모자란 만큼을 돈으로 더 내야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그 차액이 바로 분담금이에요. 반대로 내 헌 집 가치가 새로 받을 집보다 크면 환급을 받기도 해요. 은마는 지금 전용 76㎡와 84㎡ 두 종류뿐인데 같은 평형으로 그대로 옮겨가는 조합원도 76㎡는 4억2000만원, 84㎡는 3억20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평수를 키워 109㎡로 갈아타면 15억4000만원, 펜트하우스급인 143㎡로 가면 64억4000만원까지 치솟습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왜 1년 만에 이렇게 늘었느냐"예요. 첫 번째 원인이 공사비 인상이에요. 정비사업의 평균 공사비는 3.3㎡(1평)당 2021년 480만원에서 2025년 808만원까지 거의 두 배가 됐어요. 강남 압구정4구역은 1250만원, 성수1지구는 1132만원으로 이미 1000만원을 훌쩍 넘겼고요. 은마도 작년 심의 때 900만원이던 공사비를 930만원으로 올려잡았습니다. 공사비가 오르면 짓는 데 드는 총비용이 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 몫이에요.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코로나 이후 계속 뛰고 있어서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 원인이 공시가격 상승인데 여기서 알아둘 개념이 "종전자산"이에요. 재건축에서 내 헌 집을 얼마짜리로 쳐줄지 평가한 가격을 종전자산이라고 하는데 감정평가 과정에서 공시가격 인상분이 일부 반영됩니다. 그런데 공시가격이 오르면 내 헌 집 가치도 같이 오르니까 분담금이 줄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종전자산이 오르면 사업 전체의 자산 가치가 같이 변하면서 "비례율"이라는 숫자가 흔들리거든요. 비례율은 사업이 끝났을 때 조합원에게 얼마나 이익이 돌아갈지를 보여주는 사업성 지표예요. 100%를 넘으면 남는 장사, 100%를 밑돌면 손해 보는 장사라고 보면 됩니다. 은마는 지난해 94.18%였던 비례율이 이번에 더 내려간 것으로 전해져요. 사업성이 나빠진 거죠.

세 번째는 주민들이 원하는 게 많아졌다는 점이에요. 커뮤니티 시설을 더 넓히고 주차 공간도 늘리기로 했는데 이런 게 다 돈입니다. 헬스장, 수영장,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가 들어간 단지가 요즘 강남에서 표준이 됐고 주차 대수도 가구당 1.5대 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라 이걸 맞추려면 지하를 더 파야 해요. 지하 공사가 지상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래도 은마가 그나마 선방한 이유는 "역세권 용적률 특례" 덕분이에요. 용적률은 땅 넓이 대비 건물을 얼마나 높이 많이 지을 수 있는지 정하는 비율인데 지하철역 근처는 사람이 많이 다녀도 괜찮으니까 정부가 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풀어줍니다. 은마는 이 특례로 기존보다 655세대를 더 짓게 됐고 그중 일부가 일반분양으로 풀려요. 일반분양이 늘면 그 분양 수입이 사업비를 메워주니까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늘어난 655세대 중 195세대는 공공분양, 233세대는 공공임대로 빠져서 조합이 실제로 손에 쥐는 일반분양 수입은 생각만큼 크지 않아요.

부린이가 여기서 꼭 가져가야 할 교훈이 있어요. 재건축 아파트를 사면 "새 아파트를 거의 공짜로 받는다"고 착각하는 분이 많은데 현실은 정반대예요. 헌 집을 비싸게 사놓고 분담금까지 따로 내야 하니까 새 아파트 한 채의 실제 매입가는 [매매가 + 분담금]이 됩니다. 은마 84㎡를 지금 시세로 사서 같은 평형 새 아파트로 들어가려면 매매가에 3억2000만원을 더 얹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게다가 이 분담금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최종 금액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단계에서 확정되는데 은마는 그게 2027년 예정이에요.

사업이 길어진다는 점도 부담이에요. 은마는 1999년부터 재건축 얘기가 나왔는데 27년이 지난 지금 겨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했고 착공 목표는 2030년입니다. 입주는 그보다 한참 뒤예요. 이주비 대출 이자,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 다 분담금에 얹히고 그 사이 공사비는 계속 오르니까 "더 살 수 없을 만큼 분담금이 비싸지면" 새 아파트를 포기하고 현금으로 받고 나가는 현금청산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어요. 재건축 투자가 무조건 대박이 아니라 시간과 돈을 함께 베팅하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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