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신고가 건수 중위권? 서울 구별 신고가 통계의 함정
신고가라는 단어는 부동산 뉴스에서 거의 매일 등장합니다. 해당 단지의 특정 면적에서 역대 가장 비싸게 팔린 거래를 의미합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모든 실거래 내역과 비교해서 이번 거래가 그중 최고가이면 신고가로 기록됩니다. 2020년 이후 누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2026년 1~5월에 서울에서 신고가가 가장 많이 나온 구는 어디일까요.
1위는 송파구로 497건입니다. 잠실 리센츠, 헬리오시티, 파크리오 같은 대단지들이 많고 전체 거래량 자체도 많습니다. 거래가 많을수록 그중 신고가가 나올 기회도 많아집니다. 2위는 강서구(487건), 3위 영등포구(473건), 4위 강동구(469건), 5위 동작구(395건) 순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동네로 손꼽히는 강남구는 317건, 서초구는 300건으로 중위권에 그쳤습니다. 강남이 약해진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고가 건수가 적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거래량 자체가 적습니다. 강남·서초구는 집값이 너무 높아 살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고, 이미 가진 사람들은 잘 팔지 않습니다. 거래가 적으면 신고가도 적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이미 가격이 너무 높이 올라 있어 추가 신고가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기준이 이미 꼭대기에 있으니 그것을 넘기는 것 자체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반대로 송파구, 강서구, 영등포구, 강동구가 상위권에 있는 이유는 거래량이 많고 아직 가격이 전고점(2021년 최고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단지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21년 최고점에서 2022~2023년 하락기에 가격이 내려갔다가 지금 회복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는 단지들이 이 구들에 많습니다. 2021년보다 지금이 더 비싸지는 과정이 신고가로 나타납니다.
신고가 건수와 신고가 비율은 다릅니다. 건수는 얼마나 많이 나왔느냐, 비율은 전체 거래 중 신고가가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비율이 높다는 건 거래된 물건 대부분이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는 뜻이므로 그 지역의 상승 압력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신고가 건수 1위인 송파구는 거래량도 많아 비율 자체는 20% 안팎인 반면, 특정 달 영등포구의 신고가 비율이 40%에 달한 것처럼 비율이 높은 곳이 더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린이가 신고가 통계를 볼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고가 하나가 나왔다고 해서 그 단지의 모든 물건이 그 가격에 팔린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신고가는 보통 가장 좋은 층, 좋은 방향, 좋은 동의 물건이 만들어냅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라도 층수와 방향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신고가는 그 단지의 최고 조건 물건의 가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