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는 줄었는데 신고가는 유지? 서울 봄 아파트 시장 구조 해설
2026년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1207건이었습니다. 4월 같은 기간 3776건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언뜻 보면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 같지만 신고가 비율을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4월 20.6%였던 신고가 비율이 5월에는 19.1%였습니다. 거래량은 3분의 1이 됐는데 신고가 비율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거래량이 왜 이렇게 급감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2022년부터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해 주고 있었는데, 이 유예 기간이 5월 9일에 만료됐습니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을 팔아서 남긴 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인데, 다주택자에게는 이 세율이 훨씬 높습니다. 유예가 끝나기 전에 집을 팔아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4월에 대거 매물을 내놓으면서 거래가 폭발했고, 그 물량이 소진된 5월에는 매물 자체가 확 줄었습니다. 5월의 거래 감소는 시장이 식어서가 아니라 4월에 쏟아진 급매물이 다 팔린 결과입니다.
이 상황에서 신고가 비율이 유지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거래량과 신고가 비율은 서로 다른 것을 측정합니다. 거래량은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손바뀜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줍니다. 신고가 비율은 그 거래들이 어느 방향으로 이루어졌는지, 즉 오르는 방향인지 내리는 방향인지를 보여줍니다. 5월에 거래 자체는 줄었지만 그나마 팔린 1207건 중 19%는 그 단지 역대 최고가를 넘어서며 팔렸습니다. 파는 사람이 가격을 내리지 않았고, 사는 사람이 그 가격을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구별로 보면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서초구는 신고가 비율이 37.5%였습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단지들이 꾸준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40%)와 동작구(35.4%)도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반면 강남구는 15.3%로 서울 평균보다 낮습니다. 강남구의 신고가 비율이 낮은 건 강남구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가격이 너무 높이 올라가 있어서 추가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이미 꼭대기에 있으니 그것을 넘기가 더 힘든 구조입니다.
서울 봄 상승세가 이어질지를 판단하려면 신고가 비율 하나만 볼 게 아닙니다. 공급이 얼마나 되는지, 대출이 열려 있는지, 입주 물량이 어떻게 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000가구 수준으로 작년보다 48% 줄어들 전망입니다. 새 아파트가 들어와야 전세 매물이 풀리는데 그게 반토막이 났다는 뜻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상승 압력이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부린이가 이 숫자들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신고가 비율이 높아도 모든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거래된 물건 중 일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고, 거래가 안 된 물건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시장 전체 온도를 파악하려면 신고가 비율과 함께 거래량, 매물 수, 호가 변화를 동시에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